바쁜 분을 위한 3줄 요약

  1. 금은 전체 자산의 5~10% 안에서만 담으세요.
  2. 일반 계좌라면 매매차익이 비과세인 KRX 금시장부터 여세요.
  3. 연금저축·IRP가 있다면 그 안에서 금ETF를 사 세금을 미루세요.

점심시간, 단체방에 "금값 또 최고치"라는 기사가 올라옵니다. 누군가 "골드바 사 둘 걸 그랬다"고 한 줄을 덧붙입니다.

지금이라도 사야 하나 싶어 은행 앱을 열어 보니 금통장이 있고, 증권사 앱에는 금ETF와 KRX 금현물이 따로 보입니다. 어디서 사도 같은 금일 것 같지만, 남는 돈은 꽤 다릅니다.

금은 크게 불려 주는 자산이라기보다 위기 때 버텨 주는 자산입니다. 그래서 얼마나, 어디서, 어떻게 사느냐가 수익보다 더 중요합니다.

금을 사기 전에 비중부터 정하세요

금은 이자도 배당도 없습니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이 금을 담는 이유는 주식이 크게 흔들리거나 물가가 빠르게 오를 때 반대로 움직이거나 덜 떨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금은 "돈을 불리는 자산"보다 자산 전체를 지키는 보험에 가깝습니다. 흔히 전체 금융자산의 5~10% 정도를 권하는 이유입니다.

비중을 정하지 않고 뉴스를 보고 사면, 금값이 오를 때 더 사고 떨어질 때 겁나서 팔게 됩니다. 금융자산이 3,000만 원이라면 금은 150만~300만 원, 이렇게 숫자부터 적어 두세요.

금값이 어떻게 정해지는지 알아 두세요

국내 금값은 국제 금값(달러) × 원/달러 환율로 정해집니다. 국제 금값이 그대로여도 환율이 오르면 원화로 사는 금값은 비싸집니다.

그래서 금을 사면 금값과 함께 달러에도 투자하는 효과가 생깁니다. 이미 달러 예금이나 미국 주식을 많이 갖고 있다면, 금까지 더해 달러 쏠림이 너무 커지지 않는지 확인하세요.

국제 금값은 보통 1트로이온스(약 31.1g) 기준 달러로 나오고, 국내에서는 1g당 원화 가격으로 바꿔 보여 줍니다. 앱마다 표시 단위가 다르니 "1g당"인지 "1돈(3.75g)당"인지 먼저 확인하세요.

금통장은 편하지만 비용을 계산하세요

은행 금통장(골드뱅킹)은 원화를 넣으면 그만큼 금을 0.01g 단위로 쌓아 주는 상품입니다. 매달 자동이체로 적립할 수 있어 가장 간편합니다.

다만 살 때와 팔 때 각각 1% 안팎의 스프레드(사실상 수수료)가 붙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 번 사고팔면 2% 가까이 빠지는 셈이니, 은행별 스프레드를 상품설명서에서 확인하세요.

세금도 불리합니다. 금값이 올라 생긴 이익에 배당소득세 15.4%를 떼고, 다른 이자·배당과 합쳐 연 2,000만 원을 넘으면 금융소득종합과세에 들어갑니다. 예금이 아니라서 예금자보호도 되지 않습니다.

세금을 아끼려면 KRX 금시장부터 여세요

KRX 금시장은 한국거래소가 운영하는 금 현물 시장입니다. 증권사 앱에서 "금현물 계좌"를 따로 만들면 주식처럼 1g 단위로 사고팔 수 있습니다.

  • 금값이 올라 생긴 매매차익은 비과세입니다.
  • 금융소득종합과세에도 들어가지 않습니다.
  • 매매 수수료는 증권사마다 다르지만 온라인 기준 대략 0.2~0.3% 안팎입니다.

단점은 실물을 받을 때입니다. 계좌 속 금을 100g이나 1kg 단위로 꺼내면 부가세 10%와 인출 수수료가 붙습니다. 그래서 KRX 금시장은 실물을 받지 않고 계좌 안에서 사고팔 때 가장 유리합니다.

보관료는 증권사마다 정책이 다르니 계좌를 열기 전에 확인하세요. 거래 시간은 주식 시장과 비슷한 평일 낮 시간입니다.

여는 순서는 간단합니다.

  1. 쓰던 증권사 앱에서 "금현물" 또는 "KRX 금" 메뉴를 찾아 전용 계좌를 추가로 엽니다.
  2. 주식 계좌에서 금현물 계좌로 돈을 옮기거나, 연결 계좌에서 바로 입금합니다.
  3. 주식처럼 1g당 가격을 보고 지정가로 주문합니다. 처음에는 시장가보다 지정가가 안전합니다.

같은 1,000만 원, 방법별로 남는 돈을 비교하세요

1,000만 원으로 금을 사서 금값이 20% 올랐을 때 판다고 해 보겠습니다. 금통장은 사고팔 때 1%씩, KRX 금시장은 0.3%씩 비용을 떼고, 골드바는 부가세와 수수료로 살 때 15%를 더 낸다고 가정한 단순 계산입니다.

1,000만 원으로 금을 사서 금값이 20% 오른 뒤 팔면 KRX 금시장은 192만 8천 원, 일반 계좌 금ETF는 169만 2천 원, 금통장은 149만 원, 골드바는 43만 5천 원이 남는다

  • KRX 금시장: 수수료를 빼고 세금이 없어 이익 192만 8천 원이 남습니다.
  • 금ETF(일반 계좌): 이익 200만 원에서 15.4%인 30만 8천 원을 떼고 169만 2천 원이 남습니다(매매 수수료·보수 제외).
  • 금통장: 스프레드를 빼면 이익 176만 1,200원, 여기서 15.4%를 떼면 약 149만 원이 남습니다.
  • 골드바: 살 때 15%를 더 냈으니 실제 금은 약 869만 6천 원어치, 20% 올라도 이익은 약 43만 5천 원입니다. 팔 때 금은방 매입가가 시세보다 낮으면 더 줄어듭니다.

금값이 20% 오르는 같은 상황에서도 남는 돈이 네 배 넘게 차이 납니다. 금값이 덜 오르거나 떨어지면 비용이 큰 방법일수록 손실이 더 커집니다.

연금계좌에서는 금ETF를 쓰세요

국내 증시에는 금 현물이나 금 선물을 따라가는 금ETF가 여러 개 상장되어 있습니다. 일반 계좌에서 사면 매매차익에 배당소득세 15.4%가 붙지만, 연금저축·IRP에서 사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연금계좌 안에서는 수익이 나도 세금을 떼지 않고, 나중에 연금으로 받을 때 3.3~5.5% 연금소득세만 냅니다. 노후 자금 안에 금을 조금 담고 싶다면 가장 효율적인 방법입니다. IRP라면 위험자산 70% 한도 안에서 담으세요.

ISA에서도 금ETF를 살 수 있습니다. 다른 상품 손익과 합쳐 순이익 200만 원(서민형 400만 원)까지 비과세, 넘는 부분은 9.9%로 분리과세합니다.

금ETF를 고를 때는 세 가지를 보세요.

  • 현물인지 선물인지: 이름에 "현물"이 있으면 실제 금을 담고, "선물"이면 선물 계약을 갈아타며 따라갑니다. 선물형은 갈아타는 비용으로 금값과 수익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 (H) 표시: 환헤지 상품이라 환율 영향을 줄입니다. 표시가 없으면 금값과 환율을 함께 따라갑니다.
  • 총보수: 매년 떼는 비용이니 비슷한 상품끼리 비교하세요.

이름에 "금"이 들어갔다고 모두 금값을 따라가지는 않습니다. 금광 기업 주식을 담은 ETF는 금값보다 훨씬 크게 오르내리고, 회사 실적과 주식 시장의 영향도 받습니다. 보험 역할을 원한다면 금 현물이나 금 선물을 따라가는 상품을 고르세요.

골드바는 보관용으로만 소량 고려하세요

골드바는 금은방, 은행, 조폐공사 등에서 실물로 사는 방법입니다. 손에 쥐는 안심감 때문에 찾는 사람이 많습니다.

하지만 살 때 부가세 10%에 제작·판매 수수료가 더 붙어, 사자마자 15% 안팎 손해를 보고 시작합니다. 팔 때도 매입가가 시세보다 낮게 잡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매매차익에 세금은 없지만, 보관과 분실 위험을 직접 감당해야 합니다. 투자 목적이라면 KRX 금시장이 낫고, 골드바는 선물이나 상속처럼 실물이 꼭 필요할 때 소량만 고려하세요.

한눈에 비교하세요

방법 비용 매매차익 세금
금통장 사고팔 때 1% 안팎씩 15.4%, 종합과세 포함
KRX 금시장 0.2~0.3% 안팎 비과세
금ETF(일반 계좌) 매매 수수료 + 총보수 15.4%
금ETF(연금계좌) 매매 수수료 + 총보수 과세이연, 연금 수령 시 3.3~5.5%
골드바 부가세 10% + 수수료 비과세

※ 수수료는 금융사와 상품마다 다르니 가입 전에 확인하세요.

나눠 사고, 1년에 한 번 비중을 맞추세요

금값도 환율처럼 정확한 타이밍을 맞추기 어렵습니다. "최고치" 뉴스가 나올 때 한꺼번에 사면 꼭대기에서 살 위험이 큽니다.

목표 금액을 정했다면 6~12개월에 나눠 사세요. 목표가 300만 원이라면 매달 25만 원씩 1년간 사는 식입니다.

그리고 1년에 한 번, 금 비중이 목표에서 벗어났는지 확인하세요.

금융자산 5,000만 원 중 금 500만 원(10%)을 담았는데 금값이 50% 올라 750만 원이 되면 금 비중이 14.3%가 되고, 225만 원어치를 팔아 525만 원으로 맞추면 다시 10%가 된다

금융자산 5,000만 원 중 금을 500만 원(10%) 담았다고 해 보겠습니다. 금값이 50% 올라 750만 원이 되고 나머지 자산이 그대로라면, 전체 5,250만 원 중 금 비중은 약 14.3%로 커집니다.

이때 금 225만 원어치를 팔아 525만 원(10%)으로 맞추고, 판 돈은 상대적으로 덜 오른 자산에 보태세요. 반대로 금값이 떨어져 비중이 줄었다면 모자란 만큼 채웁니다. 오른 걸 조금 팔고 내린 걸 조금 사는 습관이 금을 보험답게 만듭니다.

상황별로 이렇게 시작하세요

주식 계좌만 있는 사회초년생이라면: 증권사 앱에서 KRX 금현물 계좌를 추가로 열고, 매달 10만 원씩 나눠 사세요. 소액이라도 비과세 혜택은 같습니다.

연금저축·IRP를 굴리고 있다면: 새 돈을 넣을 필요 없이 계좌 안 일부를 금ETF로 바꾸면 됩니다. 연금 자산이 2,000만 원이라면 100만~200만 원 정도가 5~10% 비중입니다.

은행 앱이 편하고 소액만 모은다면: 금통장 적립식도 괜찮습니다. 다만 금액이 커지면 스프레드와 세금 부담이 커지니 KRX 금시장으로 옮기는 것을 고려하세요.

결혼·돌 선물처럼 실물이 필요하다면: 그때 필요한 만큼만 골드바나 금반지로 사세요. 투자용 금은 계좌에 두는 편이 비용이 적습니다.

이런 실수는 피하세요

  • 뉴스 보고 한 번에 몰아 사기: 최고치 뉴스는 대개 많이 오른 뒤에 나옵니다. 나눠 사세요.
  • 금통장을 예금처럼 여기기: 예금자보호가 안 되고, 금값이 떨어지면 원금이 줄어듭니다.
  • KRX 금을 실물로 꺼내기: 꺼내는 순간 부가세 10%가 붙어 비과세 장점이 사라집니다.
  • 환율을 빼고 생각하기: 국제 금값이 올라도 환율이 내리면 원화 수익은 줄어듭니다.
  • 비중 없이 계속 사 모으기: 금이 자산의 절반을 넘으면 보험이 아니라 한 방향 베팅이 됩니다.

이미 비싸게 샀다면

먼저 금 비중을 계산하세요. 목표 비중 안이라면 서둘러 팔 이유가 없습니다. 금은 원래 몇 년씩 오르내리는 자산이라, 보험처럼 들고 가는 것이 기본입니다.

금통장이나 골드바처럼 비용이 큰 방법으로 샀다면, 앞으로 사는 돈부터 KRX 금시장이나 연금계좌 금ETF로 바꾸세요. 이미 산 것을 팔고 옮기면 그때 수수료와 세금이 또 나가니 손익을 따져 보고 결정합니다.

비중이 목표를 크게 넘었다면 한 번에 정리하지 말고, 몇 달에 걸쳐 나눠 팔아 목표 비중으로 돌아오세요.

금 투자 체크리스트

할 일 이렇게 하세요
비중 정하기 금융자산의 5~10%, 금액으로 적어 두기
계좌 고르기 일반 계좌는 KRX 금시장, 노후 자금은 연금계좌 금ETF
ETF 확인 현물·선물, (H) 여부, 총보수 보기
사는 방법 6~12개월에 나눠 사기
점검 1년에 한 번 비중 맞추기
실물 꼭 필요할 때만 소량

금은 큰돈을 벌어 주는 자산이 아니라, 나쁜 시기에 내 자산을 덜 다치게 하는 안전벨트입니다. 오늘은 내 금융자산의 10%가 얼마인지 계산해 보고, 그 금액을 몇 달에 나눠 살지 정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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