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분을 위한 3줄 요약
- 세액공제 받은 돈과 수익은 한 해 1,500만 원 아래로 나눠 꺼내세요.
- 퇴직금은 IRP에 둔 채 10년 넘게 연금으로 받아 퇴직소득세를 30~50% 줄이세요.
- 연금 개시 전에 올해 연금수령한도와 꺼내는 순서를 금융회사 앱에서 확인하세요.
만 55세 생일이 지난 다음 날, 증권사 앱에 "연금 개시 신청이 가능합니다"라는 알림이 뜹니다. 20년 가까이 매달 넣은 연금저축과 퇴직금이 담긴 IRP 잔고가 한 화면에 보입니다.
"얼마씩 받으시겠어요?"라는 칸에 숫자를 넣는 순간 세금이 정해집니다. 같은 2,400만 원을 꺼내도 2년에 나눠 받으면 세금이 132만 원, 한 해에 몰아 받으면 396만 원이 되기도 합니다. 신청 버튼을 누르기 전에 아래 순서대로 숫자를 맞춰 보세요.
연금으로 인정받는 조건부터 맞추세요
연금저축과 IRP에서 꺼내는 돈이 "연금"으로 인정받으려면 세 가지를 모두 채워야 합니다. 하나라도 빠지면 연금소득세 대신 16.5%의 기타소득세를 냅니다.
- 만 55세 이후에 꺼냅니다.
- 계좌에 가입한 지 5년이 지났습니다. 퇴직금만 옮겨 둔 IRP는 5년 조건이 없습니다.
- 한 해에 연금수령한도 안에서 꺼냅니다.
연금 개시는 55세가 됐다고 저절로 시작되지 않습니다. 금융회사에 연금 개시를 신청하고, 받을 기간이나 금액을 정해야 합니다. 받는 기간은 10년 이상으로 잡는 것이 기본입니다.
내 돈이 빠져나오는 순서를 알아 두세요
연금계좌 안의 돈은 세금 성격이 다른 세 덩어리로 나뉩니다. 꺼낼 때는 내가 고를 수 없고, 법이 정한 순서대로 빠져나옵니다.
| 순서 | 어떤 돈인가 | 꺼낼 때 세금 |
|---|---|---|
| 1 | 세액공제 받지 않은 납입금 | 없음 |
| 2 | 옮겨 둔 퇴직금 | 퇴직소득세의 50~70% |
| 3 | 세액공제 받은 납입금 + 운용수익 | 연금소득세 3.3~5.5% |
첫째 덩어리는 세금 없이 나옵니다. 세액공제 한도를 넘겨 넣었거나 공제를 신청하지 않은 돈입니다. 예를 들어 한 해 1,200만 원을 넣고 900만 원만 공제받았다면 300만 원은 이미 세금을 낸 돈이라 다시 떼지 않습니다.
이 돈이 제대로 잡혀 있는지 금융회사 앱에서 "과세제외금액" 또는 "세액공제 미적용 납입금"을 확인하세요. 공제를 받지 않은 해가 있는데 금액이 0원으로 보이면, 해당 연도 연말정산 자료를 들고 금융회사에 정정을 요청하세요.
둘째 덩어리는 퇴직금입니다. 회사에서 받은 퇴직금을 IRP로 옮겼다면 퇴직소득세를 아직 내지 않은 상태입니다. 연금으로 받으면 1~10년차에는 원래 퇴직소득세의 70%, 11~20년차에는 60%, 21년차부터는 50%만 냅니다.
퇴직금 1억 원에 원래 퇴직소득세가 500만 원이라면, 10년에 걸쳐 연금으로 받을 때 350만 원만 냅니다. 일시금으로 꺼낼 때보다 150만 원을 덜 냅니다. 퇴직금을 받는 단계의 절세법은 퇴직금 세금 줄이는 법에 따로 정리했습니다.
셋째 덩어리가 가장 큽니다. 해마다 세액공제를 받으며 넣은 돈과 그동안 불어난 수익입니다. 여기에 나이별 연금소득세가 붙고, 아래에서 볼 1,500만 원 선도 이 덩어리에만 적용됩니다.
나이에 따라 세율이 내려가는 것을 활용하세요
셋째 덩어리를 연금으로 받으면 받는 날의 나이에 따라 세율이 정해집니다. 지방소득세를 포함한 세율입니다.
| 받는 날 나이 | 연금소득세 | 1,500만 원 받을 때 |
|---|---|---|
| 55~69세 | 5.5% | 82만 5천 원 |
| 70~79세 | 4.4% | 66만 원 |
| 80세 이상 | 3.3% | 49만 5천 원 |
평생 받는 종신형 연금을 고르면 80세 전에도 4.4%를 적용합니다. 다만 종신형은 연금보험 계좌에서만 고를 수 있고, 증권사 연금저축펀드나 IRP는 대부분 기간을 정해 받습니다.
생활비가 다른 소득으로 해결되는 시기라면 서두를 이유가 없습니다. 국민연금이 나오기 전 몇 년만 많이 꺼내고, 이후에는 수령액을 줄여 70세 이후 낮은 세율 구간까지 남겨 두는 방법도 있습니다. 국민연금을 언제부터 받을지는 국민연금 조기수령 vs 연기수령에서 손익분기 나이로 계산해 보세요.
한 해 1,500만 원 선을 넘기지 마세요
셋째 덩어리를 한 해에 얼마까지 꺼내느냐가 세금을 가장 크게 바꿉니다. 사적연금 수령액이 연 1,500만 원 이하면 앞의 3.3~5.5%로 끝납니다. 다른 소득과 합치지 않는 분리과세라 5월에 따로 신고할 필요도 없습니다.
1,500만 원을 1원이라도 넘으면 받은 금액 전체를 두고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합니다.
- 종합과세: 다른 소득과 합쳐 6~45% 누진세율로 계산하고 5월에 신고합니다.
- 16.5% 분리과세: 다른 소득과 합치지 않고 전체 금액에 16.5%를 냅니다.
넘은 부분만이 아니라 전체가 바뀐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1,500만 원을 받으면 82만 5천 원이지만, 1,600만 원을 받고 16.5%를 고르면 264만 원입니다. 100만 원을 더 꺼내려다 세금이 181만 5천 원 늘어납니다.
61세에 셋째 덩어리가 2억 원인 경우를 보겠습니다. 연금수령 1년차 한도는 2,400만 원이라 한 번에 2,400만 원을 꺼낼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16.5% 분리과세를 고르면 396만 원을 냅니다.
같은 해 1,500만 원만 꺼내면 세금은 82만 5천 원입니다. 남은 900만 원은 계좌 안에서 계속 굴러가고 다음 해에 꺼낼 수 있습니다. 같은 2,400만 원을 2년에 나눠 받는다면 1,500만 원과 900만 원 모두 5.5%만 내서, 합계 132만 원으로 끝납니다.
1,500만 원에 들어가지 않는 돈도 있습니다. 둘째 덩어리인 퇴직금에서 나오는 연금, 그리고 아래에서 설명할 부득이한 사유로 꺼낸 돈은 이 계산에서 빠집니다. 국민연금 같은 공적연금도 따로 계산합니다.
그래서 퇴직금이 IRP에 크게 들어 있다면, 퇴직금 몫은 연금수령한도 안에서 넉넉히 받고 세액공제 몫만 1,500만 원 아래로 맞추는 식으로 계획하세요.
종합과세가 더 나을 때도 있습니다. 근로소득이나 사업소득이 없고 국민연금도 아직 받지 않는다면, 종합과세로 계산한 세금이 16.5%보다 적을 수 있습니다. 1,500만 원을 넘겼다면 5월 종합소득세 신고 때 홈택스 모의계산으로 두 방법을 모두 넣어 비교하고 고르세요.
연금수령한도를 해마다 계산하세요
한 해에 연금으로 인정받는 금액에는 상한이 있습니다. 이 한도를 넘겨 꺼낸 부분은 연금이 아닌 일시금으로 보아 16.5%를 냅니다.
연금수령한도 = 연금계좌 평가액 ÷ (11 − 연금수령연차) × 120%
연금수령연차는 연금을 받을 수 있게 된 해가 1년차이고, 해마다 1씩 늘어납니다. 11년차부터는 한도가 없습니다.
계좌 평가액이 2억 원이고 1년차라면 2억 원 ÷ 10 × 120%로 2,400만 원입니다. 이 2,400만 원은 연금으로 인정받는 최대치일 뿐이고, 세금을 가장 적게 내는 금액은 아닙니다. 셋째 덩어리만 남았다면 한도보다 1,500만 원 선을 먼저 보세요.
금융회사 앱의 연금 화면에서 "올해 연금수령한도"와 "올해 연금 수령액 누계"를 함께 보여 줍니다. 한 해에 추가 인출을 하기 전에 두 숫자를 꼭 확인하세요.
내 상황에 맞춰 1년 수령액을 정하세요
58세에 조기퇴직, IRP에 퇴직금 1억 원, 연금저축에 1억 원이 있는 경우: 한 해 생활비로 2,400만 원이 필요하다면 IRP에서 1,200만 원, 연금저축에서 1,200만 원을 받도록 나누세요. 두 계좌 모두 1년차 연금수령한도가 1억 원 ÷ 10 × 120% = 1,200만 원이라 이보다 더 꺼내면 넘는 부분에 16.5%가 붙습니다. 연금저축 몫의 세금은 66만 원이고, 퇴직금 몫은 원래 퇴직소득세의 70%만 냅니다.
65세, 국민연금을 이미 받고 있는 경우: 국민연금은 공적연금이라 1,500만 원 계산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연금저축·IRP는 1,500만 원 아래로 받고, 국민연금은 5월에 따로 정산되는지 홈택스에서 확인하세요.
다른 소득이 넉넉한 60대 초반인 경우: 지금 꺼낼 이유가 없다면 수령액을 최소로 두고 계좌 안에서 더 굴리세요. 70세부터 받으면 같은 1,500만 원에 세금이 66만 원으로 줄어듭니다.
연금계좌가 여러 개면 합쳐서 계산하세요
1,500만 원 선은 계좌마다가 아니라 사람마다 적용됩니다. 연금저축펀드 하나, 연금보험 하나, IRP 하나에서 각각 600만 원씩 받으면 합계 1,800만 원이라 선을 넘습니다.
계좌가 여러 개라면 연 초에 받을 금액을 계좌별로 적어 합계를 먼저 맞추세요. 금융회사끼리는 서로의 수령액을 알지 못해 자동으로 맞춰 주지 않습니다. 한 계좌로 모으고 싶다면 연금저축끼리, IRP끼리 계좌 이전을 신청하면 세금 없이 옮길 수 있습니다.
부부라면 각자 계좌로 나눠 받으세요. 1,500만 원 선은 1인당이라 부부가 각자 1,500만 원씩 받으면 집 전체로는 연 3,000만 원을 5.5%로 받을 수 있습니다. 세금은 합계 165만 원입니다. 한 사람 계좌에 몰려 있다면 지금부터라도 배우자 명의 연금저축에 넣는 몫을 늘리세요.
부득이한 사유라면 낮은 세율을 신청하세요
55세 전이라도, 또는 한도를 넘더라도 법이 정한 사유로 꺼내면 연금소득세 3.3~5.5%만 냅니다. 이렇게 꺼낸 돈은 1,500만 원 계산에도 넣지 않습니다.
- 가입자나 부양가족이 3개월 이상 치료·요양을 받아 의료비를 낸 경우
- 가입자가 파산 선고나 개인회생 절차 개시 결정을 받은 경우
- 천재지변이나 사회적 재난으로 피해를 입은 경우
- 가입자가 해외로 이주하거나 사망한 경우
이 사유는 생긴 날부터 6개월 안에 증빙 서류를 내고 신청해야 합니다. 서류 없이 그냥 해지하면 16.5%가 붙으니, 큰돈이 필요하다면 해지 버튼을 누르기 전에 금융회사에 "부득이한 인출"로 처리할 수 있는지 먼저 물어보세요.
자주 하는 실수를 피하세요
- 한도만 보고 꺼내기: 앱이 보여 주는 연금수령한도까지 꽉 채워 받다가 1,500만 원 선을 넘기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한도가 아니라 1,500만 원 선에 맞추세요.
- 연말에 몰아 꺼내기: 매달 받던 연금에 12월에 목돈을 추가로 꺼내면 그해 합계가 선을 넘습니다. 추가 인출은 다음 해 1월로 미루세요.
- 급하다고 계좌째 해지하기: 연금 개시 후에도 해지하면 한도를 넘는 부분에 16.5%가 붙습니다. 생활비가 모자라면 한 해 수령액만 늘리는 편이 낫습니다.
- 퇴직금 몫을 일찍 다 빼기: 퇴직금은 11년차부터 감면 폭이 커집니다. 다른 돈으로 버틸 수 있다면 퇴직금 몫은 천천히 받으세요.
이미 1,500만 원을 넘겼다면
올해 받은 사적연금이 이미 1,500만 원을 넘었다면, 금융회사는 우선 3.3~5.5%만 떼고 지급합니다. 나머지 세금은 다음 해 5월 종합소득세 신고 때 종합과세나 16.5% 분리과세 가운데 하나를 골라 정산합니다.
이때 신고를 하지 않으면 종합과세로 처리되고 가산세가 붙을 수 있습니다. 5월 전에 홈택스에서 연금소득 지급명세를 조회하고, 두 방법의 세금을 비교해 낮은 쪽으로 신고하세요. 올해 남은 달의 수령액은 지금 줄여도 이미 넘긴 사실은 바뀌지 않으니, 다음 해 계획부터 1,500만 원에 맞추세요.
건강보험료는 2026년 10월 기준으로 연금저축·IRP 같은 사적연금 소득에 매기지 않습니다. 다만 제도 개편 논의가 이어지고 있으니 연금 개시 전에 국민건강보험공단 기준을 다시 확인하세요.
연금 개시 전 체크리스트로 점검하세요
| 시점 | 할 일 | 확인할 것 |
|---|---|---|
| 개시 1년 전 | 계좌별 잔고를 세 덩어리로 나누기 | 과세제외금액이 잡혔는지 |
| 개시 신청 때 | 받을 기간 10년 이상으로 설정 | 올해 연금수령한도 |
| 매년 1월 | 계좌별 수령액 합계 정하기 | 세액공제 몫 1,500만 원 이하 |
| 매년 12월 | 추가 인출 미루기 | 올해 수령액 누계 |
| 다음 해 5월 | 1,500만 원 넘었으면 신고 | 종합과세 vs 16.5% |
| 70세·80세 | 남은 금액 수령 계획 다시 짜기 | 4.4%·3.3% 구간 |
연금계좌는 넣는 20년보다 꺼내는 20년이 더 깁니다. 개시 버튼을 누르기 전 한 번만 올해 받을 금액을 1,500만 원 아래로 맞추세요. 그 숫자 하나가 해마다 수백만 원을 지켜 줍니다.
아직 넣는 단계라면 연금저축펀드 활용법과 IRP 세액공제 300만 원 더 받는 법을 보고, 연금저축·IRP 세액공제 계산기로 올해 돌려받을 금액부터 계산해 보세요.
※ 이 글은 2026년 10월 기준 세법을 바탕으로 한 일반 정보입니다. 2013년 3월 이전에 가입한 계좌는 연금수령연차 계산이 다르고, 계좌 종류와 가입 시기에 따라 실제 세금은 달라질 수 있으니 금융회사나 세무 전문가에게 확인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