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분을 위한 3줄 요약
- 자녀·부모님 기본공제는 세율이 높은 배우자 한 사람에게 몰아 신청하세요.
- 의료비와 카드 사용액은 총급여가 낮은 배우자에게 모으세요.
- 연금저축·IRP는 각자 채우고, 올해 혼인신고 했다면 결혼세액공제를 꼭 챙기세요.
식탁 위에 두 사람의 원천징수영수증이 나란히 놓여 있습니다. 작년엔 한 사람은 50만 원을 돌려받았고, 다른 사람은 30만 원을 더 냈습니다.
"우리 둘 다 똑같이 썼는데 왜 이렇게 다르지?" 맞벌이 부부라면 한 번쯤 해 본 질문입니다. 답은 대부분 공제를 누구 이름으로 받았느냐에 있습니다.
연말정산은 부부가 함께 내는 시험이 아닙니다. 각자 따로 정산합니다. 그래서 같은 돈이라도 어느 쪽 이름으로 넣느냐에 따라 돌려받는 금액이 달라집니다. 12월이 오기 전에 항목별로 "누구 몫"인지 정해 두세요.
먼저 두 사람의 세율과 문턱을 적어 보세요
몰아주기 전략은 딱 두 가지 숫자로 결정됩니다. 세율과 문턱입니다.
- 세율: 소득공제(기본공제, 카드공제 등)는 과세표준을 줄여 주므로, 세율이 높은 사람이 받을수록 세금이 더 많이 줄어듭니다.
- 문턱: 의료비는 총급여의 3%, 카드는 총급여의 25%를 넘게 써야 공제가 시작됩니다. 총급여가 낮을수록 문턱이 낮아 공제받기 쉽습니다.
이 글에서는 아래 부부를 예로 계산해 보겠습니다. 세율은 지방소득세를 포함한 대략적인 구간입니다.
| 구분 | 아내 | 남편 |
|---|---|---|
| 총급여 | 8,000만 원 | 4,000만 원 |
| 세율 구간 | 약 26.4% | 약 16.5% |
| 의료비 문턱(3%) | 240만 원 | 120만 원 |
| 카드 문턱(25%) | 2,000만 원 | 1,000만 원 |
작년 원천징수영수증이나 올해 급여명세서를 펴고, 우리 부부 숫자로 이 표를 채워 보세요. 이 표 하나가 아래 모든 판단의 기준이 됩니다.
자녀·부모님 기본공제는 세율 높은 쪽으로 몰아주세요
부양가족 1명당 150만 원의 기본공제는 부부 중 한 사람만 받을 수 있습니다. 소득공제라서 세율이 높은 쪽이 받을수록 효과가 큽니다.
자녀 1명을 아내가 공제받으면 150만 원 × 26.4% = 약 39만 6천 원이 줄어듭니다. 남편이 받으면 150만 원 × 16.5% = 약 24만 8천 원입니다. 이름만 바꿨는데 약 15만 원 차이가 납니다.
자녀가 둘이고 부모님까지 모신다면 차이는 그만큼 커집니다. 다만 아래 항목은 기본공제를 받은 사람에게 따라붙는다는 점을 기억하세요.
- 자녀세액공제: 9세 이상 자녀(2026년 귀속 기준, 2027년 귀속부터 10세 이상) 첫째 25만 원, 둘째 30만 원, 셋째부터 40만 원. 기본공제 받은 사람만 받습니다.
- 출산·입양 세액공제: 첫째 30만 원, 둘째 50만 원, 셋째 이상 70만 원. 역시 기본공제 받은 사람 몫입니다.
- 자녀 교육비·보험료: 기본공제 받은 사람이 낸 돈만 공제됩니다. 학원비·교복비를 다른 배우자 카드로 결제하면 공제가 날아갈 수 있습니다.
부모님 공제는 이렇게 정하세요. 부모님이 만 60세 이상이고 연 소득금액이 100만 원 이하(근로소득만 있으면 총급여 500만 원 이하)라면 기본공제 대상입니다. 양가 부모님을 각각 다른 배우자가 받아도 되고, 한쪽에 모두 몰아도 됩니다. 형제자매가 있다면 누가 받을지 미리 정해 중복 신청을 막으세요.
의료비는 총급여 낮은 쪽으로 모으세요
의료비 세액공제는 총급여의 3%를 넘는 금액부터 15%를 돌려줍니다. 세액공제라 세율과 상관없이 비율이 같으므로, 문턱이 낮은 쪽이 유리합니다.
부부가 1년에 의료비 300만 원을 썼다고 해 보겠습니다.
- 아내 이름으로: 문턱 240만 원을 넘는 60만 원만 공제 대상 → 약 9만 9천 원 환급
- 남편 이름으로: 문턱 120만 원을 넘는 180만 원이 공제 대상 → 약 29만 7천 원 환급
같은 병원비인데 약 20만 원 차이가 납니다. 의료비는 배우자의 소득·나이 요건을 따지지 않아서, 남편이 아내 진료비를 결제해도 남편이 공제받을 수 있습니다.
놓치기 쉬운 점이 있습니다.
- 자녀 의료비는 원칙적으로 자녀 기본공제를 받은 사람이 낸 돈이어야 합니다. 자녀를 아내가 공제받는다면 자녀 병원비는 아내 카드로 결제하세요.
- 실손보험금으로 돌려받은 금액은 의료비에서 빼고 계산합니다. 빼지 않으면 나중에 추징됩니다.
- 안경·콘택트렌즈는 1명당 연 50만 원, 산후조리원 비용은 출산 1회당 200만 원까지 의료비에 넣을 수 있습니다. 간소화 자료에 안 뜨는 경우가 많으니 영수증을 따로 챙기세요.
- 6세 이하 자녀, 65세 이상 부모님, 장애인, 난임 시술비는 한도 없이 공제됩니다. 이런 의료비가 크다면 누가 받을지 따로 계산해 보세요.
신용카드는 문턱 낮은 쪽 카드로 쓰세요
카드 소득공제는 총급여의 25%를 넘게 쓴 금액부터 공제됩니다(신용카드 15%, 체크카드·현금영수증 30%). 문턱을 못 넘으면 아무리 많이 써도 0원입니다.
소득이 있는 배우자의 카드 사용액은 합쳐서 공제받을 수 없습니다. 각자 명의 카드는 각자 공제됩니다. 그래서 "어느 카드로 긁을지"가 곧 전략입니다.
부부가 1년에 신용카드로 3,000만 원을 쓴다고 해 보겠습니다.
- 반반(각 1,500만 원): 아내는 문턱 2,000만 원을 못 넘어 0원. 남편만 500만 원 초과분의 15%인 75만 원 공제 → 약 12만 4천 원 절세
- 아내에게 몰기: 1,000만 원 초과분 × 15% = 150만 원 공제 → 약 39만 6천 원 절세
- 남편에게 몰기: 2,000만 원 초과분 × 15% = 300만 원 공제 → 약 49만 5천 원 절세
반반 쓰는 것과 남편에게 모으는 것의 차이가 약 37만 원입니다. 세율은 아내가 높지만, 문턱을 넘긴 금액이 두 배라 남편 쪽이 이깁니다.
공제 한도도 확인하세요. 기본 한도는 총급여 7천만 원 이하가 300만 원, 초과가 250만 원입니다. 2026년 사용분(2027년 1월 연말정산)부터 자녀 수에 따라 한도가 늘어, 7천만 원 이하는 자녀 1명 350만 원·2명 이상 400만 원, 초과는 각각 275만·300만 원입니다. 한도가 차면 그다음부터는 다른 배우자 카드를 쓰세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이렇습니다. 문턱 낮은 쪽이 먼저 문턱까지 신용카드로 쓰고, 넘은 뒤에는 공제율이 두 배인 체크카드로 바꿉니다. 문턱 전에는 신용카드 혜택(할인·포인트)을, 문턱 뒤에는 공제율을 챙기는 방식입니다.
우리 집 상황에 맞춰 다시 계산하세요
위 예시는 연봉 차이가 큰 부부입니다. 상황이 다르면 결론도 달라지니, 비슷한 경우를 골라 숫자를 바꿔 보세요.
연봉이 비슷한 부부(둘 다 5,000만 원)
세율이 같아 기본공제는 누가 받아도 됩니다. 대신 문턱 때문에 한 사람에게 모으는 것 자체가 중요합니다.
- 카드 3,000만 원을 반반 쓰면 각자 250만 원씩 문턱을 넘어 합계 75만 원 공제, 약 12만 4천 원 절세입니다.
- 한 사람에게 몰면 1,750만 원이 문턱을 넘어 262만 5천 원 공제, 약 43만 3천 원 절세입니다.
- 의료비 300만 원도 반반이면 둘 다 문턱 150만 원에 걸려 0원입니다. 한 사람에게 모으면 약 24만 8천 원을 돌려받습니다.
부모님을 모시는 부부
아내의 아버지(66세)와 어머니(63세) 모두 소득이 없다면, 두 분 기본공제 300만 원을 아내가 받을 때 약 79만 원, 남편이 받을 때 약 50만 원이 줄어듭니다. 아내 쪽이 약 30만 원 유리합니다.
다만 부모님 병원비가 크다면 한 번 더 따져 보세요. 부모님 의료비는 기본공제 받은 사람이 낸 것만 공제되는데, 아내는 의료비 문턱이 240만 원으로 높습니다. 병원비가 수백만 원이라면 두 경우를 모두 계산해 큰 쪽을 고르세요.
한쪽이 육아휴직 중인 부부
육아휴직 급여는 비과세라 총급여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아내가 반년을 쉬어 총급여가 1,500만 원 안팎으로 줄었다면, 아내가 낼 세금(결정세액) 자체가 수만 원뿐일 수 있습니다.
이때 의료비나 자녀세액공제를 아내에게 넣으면 낼 세금보다 많은 공제는 사라집니다. 이런 해에는 세금이 남아 있는 남편에게 공제를 옮기는 편이 낫습니다. 휴직한 해에는 반드시 원천징수영수증의 결정세액부터 확인하세요.
보험료·연금·월세는 명의대로 받으세요
몰아줄 수 없는 항목도 있습니다. 이런 항목은 계약서 명의가 곧 공제받는 사람입니다.
- 보장성 보험료(연 100만 원 한도, 12%): 계약자가 본인이고, 피보험자가 본인이나 내 기본공제 대상자여야 합니다. 맞벌이 배우자를 피보험자로 한 보험은 계약자가 내가 아니면 공제되지 않습니다. 자녀 보험은 자녀 기본공제를 받는 사람을 계약자로 하세요.
- 연금저축·IRP: 각자 연 900만 원까지 세액공제 한도가 따로 있습니다. 총급여 5,500만 원 이하는 16.5%, 초과는 13.2%를 돌려받습니다. 둘 다 채우기 어렵다면 공제율이 높은 쪽(이 예에서는 남편)부터 채우세요. 900만 원을 넣으면 남편은 약 148만 원, 아내는 약 119만 원을 돌려받습니다. 여윳돈이 900만 원뿐이라면 남편 계좌에 넣는 것만으로 약 29만 원을 더 돌려받는 셈입니다.
- 월세 세액공제: 임대차계약서 명의자이면서 무주택 세대주(또는 조건을 갖춘 세대원)가 받습니다. 총급여 8천만 원 이하만 가능하니, 다음 계약 때 공제받을 사람 이름으로 계약하세요.
- 주택청약 소득공제: 무주택 세대주이고 총급여 7천만 원 이하여야 합니다. 이 예에서는 남편이 세대주로 넣는 쪽이 조건에 맞습니다.
올해 혼인신고 했다면 결혼세액공제를 챙기세요
2024년 1월 1일부터 2026년 12월 31일 사이에 혼인신고를 한 부부는 결혼세액공제를 한 사람당 50만 원씩 받습니다. 맞벌이라면 두 사람이 각자 연말정산에서 50만 원씩, 부부 합계 100만 원이 줄어듭니다.
결혼식 날이 아니라 혼인신고를 접수한 날이 기준입니다. 신고한 해의 연말정산에서 공제하고, 초혼·재혼 구분 없이 생애 한 번만 받을 수 있습니다.
이 제도는 2026년 혼인신고분까지만 적용됩니다. 결혼식을 올리고 신고를 미뤄 둔 부부라면 올해 12월 31일 전에 신고해야 혜택을 받습니다. 세액공제라서 내야 할 세금이 50만 원보다 적으면 그만큼만 줄어든다는 점도 알아 두세요.
공제 신고서는 부부가 함께 맞춰 내세요
전략을 정했다면 실제 서류에 그대로 반영해야 합니다. 회사마다 제출 시기가 달라 한 사람이 먼저 내 버리면 어긋나기 쉽습니다.
- 부양가족 자료 제공 동의: 자녀가 미성년자면 부모가 홈택스에서 조회 신청만 하면 됩니다. 성인 자녀나 부모님 자료는 당사자가 홈택스에서 "자료 제공 동의"를 해 줘야 공제받을 사람 화면에 뜹니다.
- 간소화 자료 내려받기: 1월 중순 홈택스에 자료가 열리면 두 사람이 같은 날 함께 내려받으세요. 공제받지 않을 쪽은 해당 부양가족을 신고서에서 빼야 합니다.
- 신고서 대조: 회사에 내기 전 서로의 "부양가족 명세"를 나란히 놓고 같은 사람이 두 번 들어갔는지 확인하세요.
- 회사 제출 뒤 확인: 2월 급여명세서나 원천징수영수증에서 공제가 계획대로 들어갔는지 확인합니다. 빠졌다면 5월 종합소득세 신고 때 바로잡을 수 있습니다.
자주 하는 실수를 피하세요
- 같은 자녀를 둘 다 공제 신청: 국세청이 나중에 찾아내 공제를 취소하고 가산세까지 물립니다. 회사에 내기 전에 부부가 서로의 공제 신고서를 맞춰 보세요.
- 세금이 거의 없는 쪽에 몰기: 세액공제는 낼 세금(결정세액)이 있어야 돌려받습니다. 육아휴직 등으로 한쪽 소득이 크게 줄었다면, 그 사람에게 몰아도 돌려받을 세금이 없을 수 있습니다.
- 자녀 학원비를 다른 배우자 카드로 결제: 교육비 공제는 기본공제 받은 사람이 낸 돈만 인정됩니다.
- 배우자 카드 사용액을 내 공제에 합산: 소득이 있는 배우자의 카드는 합칠 수 없습니다.
- 명의 확인 없이 큰돈 결제: 연말에 가전·치료비처럼 큰 지출이 생기면, 결제 전에 누구 카드로 낼지 먼저 정하세요. 한 번 긁은 카드는 바꿀 수 없습니다.
- 부부 합산으로 계산: "둘이 합쳐 얼마 썼으니 공제도 이만큼"이라는 계산은 틀립니다. 문턱과 한도는 사람마다 따로 적용됩니다.
- 해마다 같은 방식 고집: 연봉이 바뀌면 유리한 쪽도 바뀝니다. 매년 표를 다시 채우세요.
이미 잘못 신청했다면
연말정산이 끝났어도 바로잡을 수 있습니다. 공제를 빠뜨렸다면 5월 종합소득세 신고 때 추가로 넣거나, 법정 신고기한부터 5년 안에 홈택스에서 경정청구로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부부가 같은 부양가족을 중복으로 받았다면, 국세청 안내를 기다리지 말고 한 사람이 먼저 수정신고 하세요. 스스로 고치면 가산세 부담이 줄어듭니다.
12월 전 맞벌이 체크리스트
| 언제 | 할 일 |
|---|---|
| 10월 | 두 사람의 총급여·세율·의료비·카드 문턱 표 만들기 |
| 11월 | 홈택스 연말정산 미리보기로 각자 카드 사용액 확인, 문턱 넘은 쪽은 체크카드로 바꾸기 |
| 11~12월 | 연금저축·IRP 공제율 높은 쪽부터 납입, 혼인신고 미뤘다면 연내 신고 |
| 12월 | 자녀 학원비·병원비를 기본공제 받을 사람 카드로 결제 |
| 1월 | 부양가족 공제 신청자 최종 확정, 서로 신고서 대조 후 제출 |
맞벌이 연말정산은 한 번 표를 만들어 두면 그다음 해부터는 숫자만 바꾸면 됩니다. 오늘 저녁, 두 사람의 급여명세서부터 식탁 위에 펼쳐 보세요.
💰 함께 쓰면 좋은 도구: 연금저축·IRP 세액공제 계산기
부부 각자 얼마를 넣으면 얼마를 돌려받는지 바로 계산해 보세요. 부부가 각자 연말정산 환급 계산기로 자녀 공제를 넣고 빼 보면 누가 받는 쪽이 유리한지도 바로 보여요. 카드 문턱 전략은 신용카드 혜택 챙기는 법, 놓치기 쉬운 공제는 연말정산 소득공제 총정리에서 더 자세히 볼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