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분을 위한 3줄 요약

  1. 계약 만료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 문자로 갱신을 요구하세요.
  2. 갱신할 때 보증금·월세는 5% 넘게 올려 주지 마세요.
  3. 계약서를 쓴 날부터 30일 안에 전월세 신고를 끝내세요.

휴대폰에 집주인 문자가 와 있습니다. "계약 끝나면 보증금을 좀 올려야 할 것 같아요. 아니면 저희 가족이 들어가 살 수도 있고요."

답장을 쓰려다 손이 멈춥니다. 얼마까지 올려 줘야 하는지, 나가라고 하면 정말 나가야 하는지 확실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때 기준이 되는 것이 2020년에 생긴 임대차 3법입니다. 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상한제, 전월세 신고제 세 가지인데, 세입자가 "날짜"만 놓치지 않으면 대부분의 상황에서 2년을 더 살고 인상 폭도 막을 수 있습니다. 아래 순서대로 내 계약서 날짜를 대입해 보세요.

임대차 3법을 한 줄씩 기억하세요

세 법은 따로 노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한 번의 계약 흐름 안에서 차례로 쓰입니다.

이름 한 줄 요약 언제 쓰나
계약갱신청구권 세입자가 1번, 2년 더 살겠다고 요구 만료 6~2개월 전
전월세상한제 갱신할 때 인상은 5% 이내 갱신 계약서 쓸 때
전월세 신고제 계약 내용을 30일 안에 신고 계약·갱신 직후

모두 주택 임대차에 적용됩니다. 상가나 사무실은 다른 법(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을 따르니 이 글의 숫자를 그대로 쓰지 마세요.

전세든 월세든, 보증금이 크든 작든 갱신청구권과 5% 상한은 똑같이 적용됩니다. 신고제만 금액과 지역 조건이 따로 있습니다.

만료 6개월 전부터 갱신을 요구하세요

계약갱신청구권은 세입자가 "2년 더 살겠습니다"라고 요구하면, 집주인이 정해진 사유가 없는 한 거절할 수 없는 권리입니다. 한 집에서 한 번 쓸 수 있고, 쓰면 계약이 2년 늘어납니다.

핵심은 기간입니다. 계약 만료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 사이에 집주인에게 의사가 도착해야 합니다. 하루라도 늦으면 권리를 쓸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계약이 2027년 3월 31일에 끝난다면, 2026년 10월 1일부터 2027년 1월 31일 사이에 요구해야 합니다. 지금 10월이니, 내년 봄에 만료되는 분은 이미 창이 열려 있습니다.

계약 만료가 2027년 3월 31일이면 2026년 10월 1일부터 2027년 1월 31일까지가 갱신 요구 기간이고, 2월 이후에는 갱신청구권을 쓸 수 없다

어떻게 요구하나요? 말로 해도 효력은 있지만, 나중에 "들은 적 없다"는 다툼이 생기면 증명하기 어렵습니다. 아래 순서로 기록을 남기세요.

  • 문자·카카오톡: "○○동 ○호 임대차계약에 대해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합니다"라고 보내고 읽음 표시를 캡처합니다.
  • 내용증명: 집주인이 답이 없거나 분위기가 좋지 않으면 우체국 내용증명으로 한 번 더 보냅니다. 인터넷우체국에서도 보낼 수 있습니다.
  • 통화 녹음: 전화로 이야기했다면 녹음 파일을 계약서와 함께 보관합니다.

묵시적 갱신과 헷갈리지 마세요. 집주인이 만료 6~2개월 전에 아무 말이 없고, 세입자도 2개월 전까지 아무 말을 하지 않으면 같은 조건으로 2년이 자동 연장됩니다. 이것은 갱신청구권을 쓴 것으로 치지 않아서, 다음 만료 때 갱신청구권을 한 번 더 쓸 수 있습니다.

집주인이 거절할 수 있는 경우를 미리 알아 두세요

갱신청구권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2년이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법이 정한 거절 사유가 있으면 집주인은 갱신을 거절할 수 있습니다.

  • 집주인이나 그 직계가족이 실제로 들어와 살 때: 가장 흔한 사유입니다. 부모·자녀가 들어와도 인정됩니다.
  • 월세를 2번 치 이상 밀린 적이 있을 때: 연속이 아니어도 합쳐서 2개월분 이상이면 해당합니다.
  • 집주인 동의 없이 다른 사람에게 다시 빌려준 때, 고의나 큰 실수로 집을 크게 망가뜨린 때.
  • 재건축·철거 계획이 계약 당시 미리 알린 대로 진행될 때.

실거주라고 거절당했다면 이것만 챙기세요. 집주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거절해 놓고, 원래 갱신됐을 2년 안에 다른 사람에게 세를 놓으면 세입자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사 나가기 전 거절 문자·녹음을 보관해 두세요. 이사 후에는 주민센터에서 그 집의 확정일자 부여 현황이나 전입 세대를 이해관계인 자격으로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새 세입자가 들어온 정황이 보이면 대한법률구조공단이나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에 상담하세요.

갱신할 때 5% 넘게 올려 주지 마세요

전월세상한제는 갱신할 때 보증금이나 월세를 올리더라도 기존 금액의 5% 이내로만 올리게 하는 규칙입니다. 지자체가 조례로 5%보다 낮게 정할 수도 있으니 내 지역 기준도 함께 확인하세요.

금액으로 보면 이렇게 됩니다.

지금 계약 갱신 때 최대 더 내는 돈
전세 2억 원 2억 1,000만 원 1,000만 원
전세 3억 원 3억 1,500만 원 1,500만 원
월세 80만 원 84만 원 월 4만 원
월세 100만 원 105만 원 월 5만 원

5%는 "최대"입니다. 집주인이 요구한다고 해서 꼭 5%를 올려 줘야 하는 것은 아니고, 주변 시세가 떨어졌다면 동결이나 인하를 제안할 수도 있습니다.

새 집으로 옮기면 상한이 없습니다. 신규 계약에는 5% 규칙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주변 시세가 많이 올랐다면, 갱신청구권을 써서 2년을 버티는 것만으로 수천만 원을 아끼는 셈이 됩니다.

전세 3억 원 집을 갱신하면 최대 3억 1,500만 원이지만, 같은 동네 시세가 3억 6,000만 원으로 올랐다면 새 집으로 옮길 때 4,500만 원을 더 마련해야 한다

전세 일부를 월세로 바꾸자고 하면 계산해 보세요. 계약 기간 중이나 갱신할 때 보증금 일부를 월세로 돌릴 때는 법이 정한 전환율을 넘을 수 없습니다. 상한은 "한국은행 기준금리 + 2%포인트"와 "연 10%" 중 낮은 쪽입니다.

기준금리가 연 3%라면 전환율 상한은 연 5%입니다. 보증금 5,000만 원을 월세로 바꾸면 5,000만 원 × 5% ÷ 12 = 월 약 20만 8천 원이 최대입니다. 기준금리는 금융통화위원회 결정에 따라 바뀌니, 계약 직전에 한국은행 누리집에서 확인하세요.

계약하면 30일 안에 신고하세요

전월세 신고제는 임대차 계약 내용을 계약일부터 30일 안에 지자체에 신고하는 제도입니다. 신고 대상은 아래 두 조건을 모두 갖춘 계약입니다.

  • 금액: 보증금 6,000만 원 초과 또는 월세 30만 원 초과. 둘 중 하나만 넘어도 대상입니다.
  • 지역: 서울·경기·인천 전역, 광역시, 세종시, 제주도, 그리고 다른 도의 "시" 지역. "군" 지역은 빠집니다.

새 계약뿐 아니라 금액이 바뀐 갱신 계약과 계약 해제도 30일 안에 신고합니다. 금액 변동 없이 그대로 연장한 갱신은 신고하지 않아도 됩니다.

어디서 하나요?

  • 온라인: 부동산거래관리시스템(rtms.molit.go.kr)에서 계약서 사진을 올리면 됩니다. 정부24에서도 신고할 수 있습니다.
  • 방문: 집 주소 관할 주민센터에 계약서를 들고 가면 됩니다.
  • 전입신고와 함께: 전입신고할 때 임대차 계약서를 같이 내면 전월세 신고를 한 것으로 봅니다. 이사 날 주민센터에서 한 번에 끝내는 것이 가장 편합니다.

신고는 원래 집주인과 세입자가 함께 하는 의무지만, 한쪽이 계약서를 첨부해 신고하면 공동 신고로 인정됩니다. 공인중개사가 대신 신고해 주는 경우도 많으니 계약할 때 누가 할지 미리 정하세요.

세입자에게 좋은 점이 있습니다. 신고가 끝나면 확정일자가 자동으로 붙습니다. 확정일자는 집이 경매로 넘어갔을 때 보증금을 먼저 돌려받는 순서를 정하는 기준이라, 신고만 해도 보증금 보호 장치 하나를 챙기는 셈입니다.

늦으면 과태료가 붙습니다. 계도기간이 2025년 5월 31일에 끝나, 그 뒤 계약부터는 기한을 넘기면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늦어진 기간과 계약 금액에 따라 수만 원에서 최대 30만 원 수준이고, 거짓으로 신고하면 더 무겁습니다. 자세한 금액은 신고할 때 관할 주민센터에 확인하세요.

갱신한 뒤에도 먼저 나갈 수 있습니다

갱신청구권으로 2년을 늘렸거나 묵시적으로 갱신됐다면, 세입자는 2년을 다 채우지 않아도 됩니다. 언제든 집주인에게 해지를 통지할 수 있고, 통지가 도착한 날부터 3개월 뒤 계약이 끝납니다.

예를 들어 갱신 6개월 만에 회사 근처로 이사해야 한다면, 오늘 해지 문자를 보내면 3개월 뒤에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이때 중개수수료를 세입자에게 내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있는데, 법으로 세입자 부담이 정해져 있지 않으니 집주인과 협의할 사항입니다.

반대로 새로 맺은 계약이나 합의로 다시 쓴 계약은 이 규칙이 그대로 적용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갱신 계약서를 쓸 때 "계약갱신청구권 행사에 의한 갱신"이라고 특약란에 한 줄 적어 두면 나중에 다툼을 줄일 수 있습니다.

내 상황에 맞춰 이렇게 움직이세요

같은 법이라도 지금 내가 어디쯤 있는지에 따라 할 일이 다릅니다. 가장 흔한 네 가지 상황으로 나눠 보겠습니다.

만료까지 3개월 남았다면 아직 갱신 요구 기간 안입니다. 오늘 바로 갱신 요구 문자를 보내고 캡처해 두세요. 집주인이 인상을 말하면 5% 상한 금액을 계산해 답장하면 됩니다.

만료 2개월 전이 이미 지났다면 갱신청구권은 쓸 수 없습니다. 다만 집주인도 6~2개월 전에 갱신 거절이나 조건 변경을 알리지 않았다면, 같은 조건으로 2년이 자동 연장된 것입니다. 집주인이 이미 연락해 왔다면 새 계약 협상이 되니, 5% 상한 없이 금액을 주고받게 됩니다.

집주인이 집을 팔겠다고 한다면 날짜를 따져 보세요. 전입신고와 입주를 마친 세입자라면 새 집주인이 기존 계약을 그대로 이어받습니다. 다만 대법원은 새 집주인이 만료 6~2개월 전 기간 안에 소유권 이전등기를 마치고 그 기간 안에 실거주를 이유로 거절하면, 세입자가 먼저 갱신을 요구했더라도 거절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그래서 매매 소식을 들었다면 갱신 요구는 그대로 해 두고, 새 집주인 앞으로 등기가 언제 넘어가는지 등기부등본으로 확인하세요. 거절 통보를 받았다면 그 날짜와 등기 날짜를 함께 보관하고, 애매하면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에 물어보세요.

집주인이 "5% 올려 주든지, 아니면 실거주하겠다"고 한다면 먼저 실거주 계획이 진짜인지 물어보세요. 실제로 들어올 사람과 시기를 문자로 남겨 두면 나중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근거가 됩니다. 5% 인상을 받아들이더라도 갱신청구권을 쓴 갱신이라는 점을 계약서 특약에 적어 두세요.

지금 상황 오늘 할 일
만료 6~2개월 전 갱신 요구 문자 보내고 캡처
만료 2개월 전 지남 집주인 연락 여부로 묵시적 갱신 확인
집 매매 소식 갱신 요구하고 등기 이전 날짜 확인
실거주 통보 입주할 사람·시기를 문자로 받아 두기

자주 하는 실수를 피하세요

  • 만료 1개월 전에 요구하기: 2개월 전이 지나면 갱신청구권을 쓸 수 없습니다. 달력에 "만료 6개월 전" 알림을 걸어 두세요.
  • 5% 넘는 금액에 그냥 도장 찍기: 갱신이라면 5%를 넘는 인상은 요구할 수 없습니다. 새 계약서 형식이라도 실제로는 갱신인지 따져 보세요.
  • 신고를 중개사에게 맡기고 확인 안 하기: 정부24나 부동산거래관리시스템에서 신고 내역이 조회되는지 30일 안에 직접 확인하세요.

이미 문제가 생겼다면

집주인이 갱신을 거절했는데 사유가 맞는지 모르겠다면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하세요. 소송보다 비용이 적고 몇 달 안에 결론이 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한법률구조공단(국번 없이 132)에서도 무료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만료됐는데 보증금을 못 받았다면 이사 나가기 전에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하세요. 이 등기가 끝나야 이사를 가도 대항력과 우선순위가 유지됩니다.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에 가입했다면 보증기관에도 바로 알리세요.

신고 기한을 넘겼다면 늦었더라도 지금 바로 신고하세요. 과태료는 늦어진 기간에 따라 커지니 하루라도 빨리 하는 편이 낫습니다.

계약 날짜별 체크리스트

언제 할 일
계약서 쓴 날 신고 담당 정하기, 갱신이면 특약에 "갱신청구권 행사" 적기
계약 후 30일 안 전월세 신고(또는 전입신고 때 계약서 제출), 확정일자 확인
만료 6개월 전 달력 알림, 주변 시세 확인, 더 살지 결정
만료 6~2개월 전 문자·내용증명으로 갱신 요구, 5% 이내 인상 확인
갱신 뒤 바뀐 금액이 있으면 30일 안에 다시 신고
먼저 나가야 할 때 해지 통지 후 3개월 뒤 보증금 반환 일정 잡기

임대차 3법은 결국 "날짜"의 법입니다. 오늘 계약서를 꺼내 만료일을 확인하고, 그 6개월 전 날짜에 휴대폰 알림을 하나 걸어 두세요. 그것만으로도 2년과 수천만 원을 지킬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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